청춘불패 - 이외수 문화생활

청춘불패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나의 점수 : ★★★

힘들지만 아름다운 청춘을 위해.



이젠 나도 책을 좀 읽어야겠구나 싶어서 오랜만에 서점을 찾은 날.
이외수 할배가 새 책을 냈길래 그저 아무 생각없이 집어들었다.

촤르르르-

책을 잡고 있는 엄지손가락을 살며시 들며 책장을 넘기는데 어디서 향긋한 냄새가 났다.
책에서 나는건가 싶어 부끄러운 것도 모르고 책에 코를 대고 킁킁댔다. 역시...표지 그림처럼 책을 펼쳤을 때 달달한 꽃향기가 났다. 그 향기가 왠지 반가워서 책이 사고파졌다.대충이나마 목차를 훑어보고는 그래 한 번 읽어보자! 하며 단번에 구입.

항상 웃는 얼굴에 여유가 묻어나오는 비실비실 감성마을 촌장 할배의 글이지만 젊은이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여 풀어냈기에 너무 쉽게 술술 읽어나갔다. 지금 이 시대 젊은이들의 고민과 아픔을 하나하나 치유해주고 조금 덜 아프게 극복해나가는 법을 인생선배로서 알려주고 픈 그의 마음이 가득 담긴 책이었다.

하지만 내가 읽기엔 조금은 이른 책이었다.
나도 이 시대의 고민많은 청년들 중 하나지만, 아직 나는 뭔가를 이루기위해 제대로 된 노력을 기울인 적도 없으며, 부모님을 원망한 적도 없으며,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으로 인해 좌절을 느낀 적도 없으며, 학벌때문에 고민해본 적도 없고, 자살을 결심할 만큼 너무나 못 견딜만큼 힘든 일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내 자신이 위로받는 기분이라기보다는 '나중에 언젠가는 나도 이런 고민이 생기겠지? 그럼 그 때 다시 읽어봐야지.' 라거나 '난 아마 이런 걱정은 평생 안 하고 살텐데...이런 고민이 있는 친구들도 있겠구나. 그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나도 이제 한번 열심히 살아보자!" 라는 결심에 미치게 되었다.

나중에 꼭 다시 한 번 읽을 날이 있을 법 한 책.
그 때는 펑펑 울면서 읽을 지도 모르고, 그의 글 한 줄 한 줄에 가슴깊이 공감하며 위로받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저 지금은 내가 미치도록 노력을 쏟아붓고 싶은 그 일을 찾는 것이 최우선사항!

아메리카노, 너마저... 건강을 위해

작년 다이어트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을 때부터, 커피 천국 시애틀, 그리고 1년만에 돌아온 한국에서까지 언제나 나는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그 놈의 칼로리. 마키아토나 카페모카나 달달하니 좋지만 그 위에 올려진 크림을 보면 다 지방덩어리로 보이기에 언제나 "아메리카노 하나요." 그러다보니 어느 새 아메리카노가 맛있어졌다. 시애틀에 가기 전, 자기는 언제나 아메리카노만 마셔서 이제 어느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가 맛이 좋은 지 따질 수 있다는 친구의 말에 '으... 그 쓴 걸 어떻게 마시냐.'했지만 지금의 나는 시럽 넣어드릴까요? 하면 아니요~ 부드러운 맛 or 진한 맛? 물으면 진한 맛이요~하고 당연한 듯 외친다.

그리고 아직 뺄 살이 많이 남은 나에게는 아메리카노는 은인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제 아메리카노도 버려야 할 판이다. 아메리카노만 먹으면 뭔가 아쉬워 가끔 쿠키나 케잌이랑 같이 먹다 버릇 했는데,
어느 새 아메리카노 먹을 때마다 달달한 무언가가 자꾸 생각나고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도 오밤 중에 입이 심심해 살 안찌고 뭐 먹을 거 없나 고민하다가 블랙커피(?)를 타서 한 모금 홀짝 마셨는데,
역시나 달달한 과자를 사러 슈퍼에 가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운동 열심히 하고 과자 먹는 게 억울해서 결국에는 커피를 싱크대에
다 쏟아붓고는 보리차를 홀짝 홀짝 마시고 있다. 휴...
이제는 아메리카노도 끊어야 할 판이다...


장대비가 후려치다. 문득

미국 도착 후 연락이 한 번도 없었던 동생 걱정에 잠을 설치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새벽 5시쯤 일어났다. 그 때는 밖이 조용했던 것 같은데... 다시 잠이 들고 10시쯤이나 되어서야 정신을 차렸다. 집이 더워서 요즘에는 창문을 다 열어놓고 자는 데, 비몽사몽 일어나보니 열린 창문들을 통해 비가 집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눈곱 뗄 시간도 없이 얼른 창문을 닫고 물기를 닦아냈다. 그 이후로, 정말 빗줄기가 창문을 후려치기 시작하는데 무서웠다. 새삼 집의 소중함을 느꼈다. '집이 없었다면...난 이 비를 다 맞고 있어야하잖아....' 하면서.

후려치는 장대비 때문에 창문이 뿌얘져서 집 밖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집 앞 공원 나무들이 꺾일 듯 요동치는 것은 볼 수 있었다. 시애틀에서 즐겨 맞고 다니던 그 보슬보슬 상쾌한 비가 아니었다. 우산을 쓰고 가더라도 위에서 쏟아치는 비때문에 우산 쓴 채로 땅에 박힐 만한 세기였다. 어제 감자탕을 완전 먹고 운동도 안 갔기에, 오늘은 꼭! 가야지했는데 이런 비가 계속 내리면 집밖에 안 나가는 게 상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잠자코 집에 콕! 쳐박혀서 혼자 밥차려 먹고 TV보고 컴퓨터 하고...

아! 방금 든 생각인데, 이런 날 Jack johnson의 Banana Pancake을 들으며 가사대로 커텐 다 닫고 바나나 팬케이크나 해먹을 걸 그랬나? 노래들을 때마다 언젠가 비오는 날에 꼭! 한 번 가사 그대로 해보고 싶단 생각을 하곤 하는데...뭐...이제 장마기간이니까 기회는 많다. 

아무튼 그렇게 혼자 빈둥대다가, 며칠동안 집에만 있으려니 잉여킹으로 진화하기 일보 직전이라, 이래선 안 되겠다 하는 마음으로 비가 와도 운동을 가기로 결심했다. 비때문에 젖을지도 모르기에 여분의 양말을 하나 챙기고서는 우산을 들고 당당하게 밖을 나섰는데...어랍쇼? 비가 그치고 있다... 하늘에서 운동해서 살 좀 빼라고 잠시 비를 멈춰줬나 싶었다. 암튼 오늘도 열심히 운동했다! 할 때는 제대로! 그리고 운동 중간에 기말고사동안 매일 가서 공부를 봐 줬던 중1짜리 꼬꼬마 사촌동생이 평균 80점→87점, 반에서 14등→4등, 전교에서 128등→26등으로 대폭 성적 상승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험이 전반적으로 어려웠는지 아님 과목 수가 많아져서 애들이 공부방법을 몰랐던 건지 87점으로 반에서 4등, 전교 26등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의아했지만...뭐 어쨌든...그 소식을 들은 후, 더 Power up!돼서는 땀이 줄줄 흐르도록 운동 삼매경.   

오늘 새롭게 안 사실은 유산소운동이 무산소운동보다 식욕억제에 좋다는 사실. 하지만 내게는 통하지 않는 건지...열심히 운동하고서는 1시간만에 뭐가 먹고 싶어졌다. 하지만 나름 다이어트 기간이므로 단백질 식단!!! 1년 반 전처럼 이번 방학에도 할 것 없으니 운동이나 해서 표준체중으로 만들어야지. 화이팅. 

지금 TV에서는 Ddos와 갑자기 퍼부은 비때문에 온라인에서는 주요사이트들이 좀비들의 공격을 받고 있고, 오프라인에서는 아파트 주차장이 무너져내리고 건물 천장과 담벼락이 무너져내리는 등 호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다. 시애틀 다녀온 후, 비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이건 아니다 싶다. 휴... 항상 장마철이면 여지없이 속출하는 피해 뉴스는 이제 조금 지긋지긋해지려한다. 항상 나오는 말이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정부의 재해 대책말고, 근본적으로 이런 피해를 막을 방법을 강구해냈으면 좋겠다. 그렇게만 되면 장마철 온 국민이 피해걱정없이 비 내리는(퍼붓는) 창 밖을 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로맨티스들이 되어있지 않을까? 우쥬라잌투섬씽투드링크? 음...스멜~
 
  

[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문화생활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신민아,공효진,문재원 / 부지영
나의 점수 : ★★★★

낯선 이야기



스포일러 조심!!





여성영화제 상영작.
그저 신민아와 공효진이 좋아서 보고 싶었다.

아버지가 다른 두 자매의 이야기. 아버지 없이 자란 탓에 성격이 꼬여버렸지만 항상 마음 속으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명은과 비린내나는 생선가게에서 일한 돈으로 혼자 딸을 키우며 살아가는 미혼모 명주.

영화에서는 두 주인공의 대조를 극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직업이나 옷, 성격에서까지...도시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모노톤의 심플하고 단정한 옷을 입고 다니는, 결벽증 커리어 우먼 명은과 촌스럽지만 나름 보헤미안적인 스타일을 추구하는, 적응력 뛰어난 촌년 명주.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이 어머니의 장례식으로 인해 오랜만에 만나게 되고...명은이는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발견한 아버지로부터의 편지 한 장을 들고 무작정 그 주소지를 따라 명주와 함께 아버지를 찾아나선다. 그 여정을 통해 두 자매의 정신적 갈등과 오해들이 풀리게 되는데... 그리고 드디어 명은은 아버지를 만나게 되는데...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지극히 소수의 소외계층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전혀 사전 정보없이 영화를 보게 된 나같은 사람에게는 결말 또한 충격적일 것이다. 소외계층에 대해 유난히 포비아처럼 반응하는 한국 사람들이 본다면 '무슨 영화가 이러냐'라고 욕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사람을 보기도 했다. 그래서 소외계층에 대해 무조건적인 혐오감이 있어 그저 욕만 할 듯한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지도 않으며 추천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꼭 한 번 보라고 강추하고 싶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 사람들의 정신적 성숙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너무나 부족하다. 소외계층에 대한 인식은 다양성의 관점에서 바라봐야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옳고 그름의 관점에서 따지고 들려한다. 이것이 문제다. 나중에 한 번 소외계층에 대한 한국 사람의 인식에 대한 포스트를 해야겠다.

어쨌든, 나에겐 참 신선하고 충격적인 영화였다. 나른하게 보고있다가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그리고 어찌 된 것인지, 갑자기 눈물이 펑펑 났다.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알아챌 수 있는 사람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내게도 전이되었다. 그동안 그들이 겪어왔을 아픔과 혼란. 사랑이 너무나 강렬하게 느껴졌다. 영화 속 인물에서 느껴지는 허구의 감정이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에서나 느껴질 법한 진실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랄까?


어리바리 말 실수 문득

나이가 들 수록 기억력 감퇴와 함께 말이 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입밖으로 나오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다보니, 어리바리하게 말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나름 시니컬하고 냉정한 이미지때문에 "넌 뭔가 포스가 있다"라는 말을 듣곤 하는데, 이런 말실수 때문에 가끔 그 '포스'가 와르르- 무너져버리기 일쑤다.  

얼마 전에는 친구와 코엑스 CGV에서 어슬렁대다 매표소 옆에 걸려있는 전광판과 마주쳤다.

바로 이 영화의 광고 전광판. 

 


이런 영화가 있다는 걸 그 전광판을 보고 처음으로 알게 된 나는 친구한테 태연하게 물었다.
 
 나 : "1003 이 뭐야?"

 친 : "응? 그게 뭐야?"

 나 : "저기 저 영화. 1003인데?"

 친 : "10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억'을 흘려쓰면 1003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게 친구랑 멋적게 한 바탕 웃고서는,
간단히 간식이나 먹자 하며 캔모아에서 과일빙수 하나 시켜놓고 생산성 없는 수다를 떨었다.
이 얘기, 저 얘기 하다보니 어느새 대화 주제는 '추억의 만화'로 흘러갔다.


나 : "예전에 그 만화 프로그램 재밌었는데... 막 기차가 움직이다가 멈추는 곳에 있는 캐릭터의 만화 보여주는 거 있잖아!
       참새친구 처비!!!"

친 : "처피.......-_-"

나 : "그래 처비 말고 처피;;...."

친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리고 그것도 재밌었어. 시간탐험대! 돈키호테!!"

친 : "....?? .....돈데크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차리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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